행정안전위원회 강원모 의원입니다.
의장님 발언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방금 보고된 제4차 추경안 중 일상회복 지원금 지급과 이 결정과정에서 느끼는 몇 가지 문제의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일상회복 지원금 지급 결정에 대한 얘기입니다.
지난 8월 정부의 재난지원금 88%안에 대하여 시의회는 상위 12%까지 추가 지급하여 전 시민 지급을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 의원님들이 동의해서 의원총회까지 개최하게 됩니다.
그러자 박남춘 시장님은 총회장까지 찾아와 정부안 수용을 요청했습니다.
이는 선별지원 정책에서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시정부의 일관된 태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두 달도 안 되어 전 시민에게 일상회복 명목으로 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고 있으니 매우 혼란스럽습니다.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의 논쟁이 가장 치열할 때는 선별지원을 강력히 옹호하다가 이렇게 갑자기 인천시만의 보편지원을 추진하는 까닭이 무엇입니까?
정책 변화에 따른 마땅한 근거와 논리적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절차 문제입니다.
10월 6일 본회의 개최 전 집행부는 의회 의장단에게 일상회복 지원금 지급계획을 알리고 지원액과 지원방법을 시의회와 협의하겠다고 보고합니다.
그러고는 곧바로 오후에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10만원 지급계획을 발표해 버렸습니다.
그 발표를 하는 순간 10만원 지급이 기정사실화되어 버렸는데 도대체 의회와 무엇을 협의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또 지난주에는 지원금 지급을 위한 조례 심사를 하는 시간에 군수ㆍ구청장들과 함께 10만원 지급 퍼포먼스를 개최했습니다.
의회의 조례 심사를 아주 우습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저는 박남춘 시정부가 의회와 시민 대표인 시의원들을 진정 협의의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필요할 때만 의회에 와서 사전에 고지했다는 알리바이만 만들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로 정책의 효과성입니다.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논에 물 대는 일도 가뭄 때 필요한 일이지 장마철에 물 대는 사람은 없습니다.
보편지급에 대한 요구가 급등할 때는 외면하다가 위드 코로나로 가는 이 시기에 느닷없는 보편지원을 추진한다는 것은 가성비 떨어지는 선택입니다.
만일 그런 계획과 의지가 있었다면 왜 지난 8월에는 하지 못했는지요?
또한 이런 논의를 의회는 물론 시민사회와 언론, 군수ㆍ구청장과 협동할 생각은 못 해 봤습니까?
설사 결론이 지금처럼 지원금 10만원을 전 시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되더라도 최소한 공론화를 통해 명분을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7대 시정부 임기가 마무리되는 이 시기에 못다 한 사업을 되새기고 부족한 것을 찾아 메워도 모자랄 판에 전 시민 보편지원의 느닷없는 추진은 정책효과가 떨어지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이번 일상회복 지원금 결정과정 전체를 지켜보면서 그동안 정말 궁금했던 질문을 하나 던져 보겠습니다.
도대체 인천시의 정무라인은 누구이며 정책의 최고결정은 어디에서 이루어지는 겁니까?
인천시 고위공직자 중 이번 지원금 결정에 내가 책임자라고 얘기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3000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사용되는 일인데 어떤 숙의과정이 있었는지 알지도 못하겠고 어느 전문가와 상의를 했다는 얘기조차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번 지원금 결정에 정치적 의사도 포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효과의 극대화를 위하여 어떠한 사전적 노력도 없이 결정되었다는 것은 이 정부의 정무라인이 현저히 무능하거나 또는 무책임하다는 증거입니다.
박남춘 시장의 당선과 함께 시정부에 입성한 정무직 공무원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여러분들이 단순히 직장을 얻기 위해서 시에 들어온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이 시정부의 공무원으로 있는 것은 박남춘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입니다.
이 엄청난 예산을 집행하면서 박남춘 정부가 박수를 받기는커녕 ‘참 빨리도 한다.’는 비아냥이 들리지 않던가요?
만일 이런 비판에 ‘이것은 내 일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여러분들은 실력만 없는 게 아니라 의리도 없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박남춘 시장님께 묻겠습니다.
시장님은 왜 간부공무원들과 직접 소통하지 않고 비서실을 통해서만 보고를 받습니까?
이런 시장님의 태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어느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 것 같기에 제가 대신 지적하는 겁니다.
시정의 모든 일은 결국 사람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비서진을 통한 의사전달은 최소화하는 게 마땅합니다.
아무리 유능한 대리인이라도 간접보고의 방식으로는 사업추진자의 의지와 태도까지 전달할 수 없는 일입니다.
최소한 과장급 이상의 간부들이 직접 자기사업을 보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공직사회의 활력을 일으켜보길 바랍니다.
정 일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일주일에 단 하루만이라도 온전히 보고만 받는 날로 정하면 어떻겠습니까?
시장실 문 앞이 공직자들로 붐비는 자리가 될 때 그것이 권위의 타파이고 공직사회 혁신이 될 것입니다.
저는 박남춘 시장과 같은 정당의 구성원으로서 박남춘 시정부의 성공이 곧 제 성공과 연결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왜 이렇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파격적인 언어로 문제제기를 하는지 깊이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