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문화복지위원회 소속 유세움 의원입니다.
먼저 시정질의의 기회를 주신 김진규 부의장님을 비롯한 선배 의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인천을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않으시는 박남춘 시장님과 관계공무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지난 시정질의 때 인천의 문화적 가치와 비전은 어디에 있는가 그리고 인천시의 문화행정에 대해 질의를 드린 바가 있습니다.
이후 꽤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갑자기 바뀌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많은 기대를 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혁보다는 개선을, 소통을 통한 공감을 이뤄내고자 각종 토론회와 의견수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항상 뒷맛은 개운치 않습니다.
인천의 문화예술계는 십수 년째 희망고문을 당하고 있습니다.
전임 시장의 문화성시(성시) 정책도 전시행정이었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항상 지역 문화예술계는 기나긴 기대 끝에 실망으로 마무리되곤 합니다.
이들은 쓰러질 때마다 잘 일어서는 법을 배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버틸 동력조차 잃은 것 같습니다.
제가 의정활동을 하면서 단어의 뜻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노력하겠다, 생각하겠다, 검토하겠다’는 곧 안 하겠다는 것입니다.
바늘로 동굴을 파는 심정으로 오늘도 역시 다시 질의를 드립니다.
제 방에는 ‘노력은 노력이고 성과는 성과’라고 써 있습니다.
오늘 답변에서도 노력보다는 이루겠다는 답변을 꼭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 각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하고 있는 ‘OO도시’에 대해서 다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명도시, 과학도시, 문화도시, 바이오도시, 음악도시, 교육도시 또 나아가서는 명품도시라는 수식어들이 붙고 있습니다. 참 좋은 말들입니다. 언제 들어도 가슴 설레는 말들입니다.
인천도 과거에 음악도시 선포도 했고 문화주권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각 기초지자체들은 문화도시 공모사업에도 뛰어들고 있습니다. 부평음악도시 사업도 아마 이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때마다 현장에서는 엄청난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이 과연 도시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때마다 예산의 부족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사업 한 번 못 해 보고 넝마가 되어 사라지기 일쑤입니다.
책임지지 못할 약속은 결국 이런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좌절하고 시민들이 누려야 할 문화적 권리는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또 그렇게 역시 불모지답다라는 오명만 남기고 있습니다.
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데이터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료화면을 보며)
지난 몇 달간 인천과 전국 시ㆍ도의 자료를 모아 분석해 본 결과입니다.
먼저 인천의 문화예산 내 기능별 비중을 보시면 전국의 문화예술 평균비중은 46.47%입니다. 인천만 유일하게 30%도 안 되는 28.4%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체육예산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66.33%로 나타났습니다. 전국에서 문화예산이 최하인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어제 이병래 의원님께서도 질의한 부분에서 이 부분을 좀 충분히 공감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인천광역시의 총예산을 그래프로 그려보았습니다.
체육을 포함한 문화 및 관광예산은 해가 갈수록 감소가 되더니 현재 4.05%에 이르렀습니다.
아시안게임 예산 때문에 폭이 과하게 축소됐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인 예산이 워낙에 낮게 책정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체육예산을 제외하면 1.15%가 되고 있습니다. 문화예산의 2.9%가 체육예산에 쓰이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인천은 미래사업이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사업 그리고 산업 및 중소기업 지원예산, 보건예산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인천은 기업을 육성하겠다, 미래사업을 육성하겠다라는 계획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참 모순된 계획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료화면을 보며)
다음 보시는 것이 전국 광역단체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체육예산입니다.
다른 것보다 행정운영경비가 비정상적으로 많다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정책사업과 체육 육성을 위해 쓰이는 비용이 어디에서 누수가 되었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보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보다 양질의 체육활동과 체육인 육성을 가능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입니다.
이렇게 인천의 문화관광 부문 세출예산은 2015년에 대비해 3500억원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 감소는 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문화예산은 1.15%로 전국에서 16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문화예산 중 문화재사업을 제외한 순수 문화예술 분야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28.4%로 전국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출한 결과 300만 시민들은 1인당 3만 9000원이라는 혜택을 받고 있습니다. 부산과 대구에도 뒤처지며 광주시와는 3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0년에도 전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화면을 보며)
다음은 예술인들의 예술활동을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예산이 없으니 당연히 창작에 대한 지원도, 장르에 대한 횟수는 당연히 뒤처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 표를 자세히 연구하면 인천의 지원방식과 지원프로세스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와 정책이 마련되어져야 할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구 10만 명당 공연예술 횟수는 총 85회로 인구가 비슷한 부산, 대구와 3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는 최하위입니다.
이 사업은 얼마 전 발표한, 시장님께서 발표한 미래이음 2030 계획서의 일부입니다.
자, 이러한 실정에서 그러면 이 사업들을 어떻게 하시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듭니다.
현장적인 그리고 실질적인 고민이 있었는지, 문화예산은 매년 삭감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정말 이것들이 가능한 이야기들인지 물음을 던집니다.
하물며 인천 문화의 산실이고 대표 앵커시설인 인천문화예술회관 관리도 예산부족을 문제로 보수공사를 매해 미루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이것들이 가능한지 묻습니다.
(자료화면을 보며)
다음 사진은 언제라도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인천문화예술회관의 모습입니다. 방수공사를 할 예산이 없어서 옥상을 보시면 청테이프로 방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물이 새고 있습니다, 천장에서는.
움푹움푹 파인 야외광장은 이마저도 겨우 시멘트로 바르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예술회관의 모습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리허설 때 멈춰버린 하부 무대, 가끔 신호가 들어오지 않는 조명, 구형 음향장비들, 조율도 안 되는 그랜드피아노, 이것이 바로 우리들의 민낯입니다.
어찌 이곳을 누가 우리 인천의 대표 공연장이라고 부를 수 있겠습니까.
공연은 둘째 치고 만약에 이곳에서 사고라도 난다면 누가 책임지실 것입니까?
소 잃고 외양간을 또 고치실 것입니까?
시장님께 또 고개를 숙이게 하실 겁니까?
선제적이고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자산부터 점검한 다음 사업들을 발굴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낭만이 흐르는 인천, 이런 노력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 우리 다음 세대들이 생각하는 인천은 어떤 모습일지 여러분들 아실 것이라고 봅니다.
꼴찌 도시 인천, 마계 인천, 문화의 불모지 인천, 설레지 않는 인천, 상상력이 없는 인천, 회색도시 인천, 인천 문화예산은 전국 꼴찌, 예술가들이 떠나는 도시, 예술가들이 살기 힘든 도시, 서울과 경기도의 문화변방, 그럼에도 문화도시와 음악도시를 하고 싶어 하는 도시, 재정이 없어 항상 후순위에 문화예산이 있는 도시, 내년에 내년에가 벌써 십수 년이 흐르고 있는 도시, 예산이 없으면 고민이라도 해야 되는데 고민도 안 하는 도시, 그마저도 이렇다 할 정책도 못 내놓고 있는 도시, 전국 꼴찌의 300만 광역시, 미래사업이라고 하는 문화사업은 미래에 해야 될 사업인지 의문을 던집니다.
상상력이 없는 도시입니다. 아니, 상상할 기회도 주지 않습니다.
예산이 없어도 물론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정도껏 하셔야 됩니다.
문화의 가치는 누구나 말합니다. 실천은 없습니다. 그러면 그 가치는 언제 증명할 수 있을까요. 도대체 언제쯤 인천에 걸맞은 문화예산이 수립되고 실행되는 것인지 요.
경제가 어렵다고 세입이 많지 않다고 투자를 멈추면 우리는 항상 일회성 예산만 투입하게 될 것입니다.
매몰비용을 늘리기보다는 공격적 투자를 해야 될 때입니다. 기업도 설득하고 메세나(Mecenat) 운동도 실행에 옮길 때입니다.
더 이상 얼마나 검증하고 검토해야 되겠습니까?
이미 많은 연구를 하셨습니다.
하긴 연구원들조차도 인천을 잘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더 배워야 된다고 이야기를 하십니다.
정책연구보고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현장과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책상에서 나온 연구가 얼마나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마른 걸레에서 물 짜내듯이 가장 밑바닥에 있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뭣 좀 해 보라고 요구를 하십니다. 아이디어 좀 가지고 오라고, 제안 좀 하라고.
그렇게 몇 날 며칠을 희망고문으로 쓴 제안서는 ‘예산이 없어서’로 그냥 정리가 되고 있습니다.
예산도 꼴찌고 대우도 꼴찌고 처우도 꼴찌고 문화의 불모지 인천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시를 거닐며 낭만과 순수를 느꼈던 호젓한 거리는 이제 재개발로 한창입니다.
시장님은 건설업보다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인천은 아직도 토목사업으로 복작복작합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시민들이 행복하면 참 다행입니다. 경제가 살아나면 다행입니다.
현실은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되고 누군가는 쫓겨나고 밀려나고 있습니다.
삭막한 도시에서 정말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 인천이 되기 위해서 그 순수함과 열정, 소통과 공감, 함께 울어주고 안아주는 낭만이 있길 바랍니다.
문화는 꼭 예술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화는 도시의 정체성입니다. 도시의 철학이자 도시의 이미지입니다.
그 도시의 철학과 이미지를 잘 나타내주는 표현방식이 바로 도시의 예술인 것입니다. 그래서 그 지역의 예술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시장님 그리고 공무원 여러분!
문화가 미래사업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의 자녀를 상상력도 창조력도 없는 이 회색도시에 살게 내버려두실 것입니까, 아니면 잘 키우셔 가지고 서울 보내실 것입니까.
출산율을 높이면 뭐 합니까, 사는 게 재미없는데, 집 밖에 나오면 한숨부터 나오는데.
더 이상 문화예술을 도구화하지 마십시오. 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 할 의지가 없으니 듣기 좋은 말로 대중만 현혹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도 불모지였고 5년 전에도 불모지였고 어제도 불모지였습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불모지가 될 것입니다.
박남춘 시장님, 이제 시장님께서는 ‘시장’보다는 이것들을 위한 ‘시작’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이렇게 시정질의를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