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체육국장 황의식입니다.
우선 자기 고장의 문화재에 대해서 아끼고 사랑하시는 마음을 가지고 계시는 청원인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박물관 우현마당에 전시하고 있는 고려시대 3층석탑의 이전 청원에 대해서 우리 시에서는 관련 문헌들의 조사와 아울러서 관내 향토사 관계자 등을 통해서 탐문한 바 이전이 불가하다고 일단 판단을 했습니다.
따라서 우리 박물관에서 3층석탑을 소장하게 된 경위와 이전 불가 사유에 대한 검토결과를 보고드리겠습니다.
현재 시립박물관 우현마당에 전시하고 있는 3층석탑은 고려시대의 것으로써 원래 송학정 석탑으로 불리던 것인데 일본인 고노의 별장인 송학정 현재는 중구에서 역사자료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송학정에 있던 것을 1966년 중구 신생동에 위치한 인천공보관의 정원으로 옮겼다가 1990년 12월 인천시립박물관의 신축이전 시에 현 위치로 옮겨서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청원서에 따르면 충남 보령시 남곡동에 위치한 5층석탑을 당시에 인천부회 의원인 고노가 불법 반출하여 자신 집 정원으로 옮겨놓았던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노가 당시 남곡동에서 불법 반출한 석탑은 5층석탑으로 현재 시립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3층석탑과는 별개의 탑으로 판단이 됩니다.
청원서에는 시립박물관 3층석탑의 반출 경위와 관련한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단지 5층석탑의 반출에 대한 내용만을 대부분 다루고 있습니다.
고노가 불법 반출한 것으로 보이는 5층석탑은 해방 전 제일은행 관사 현재는 인성여자고등학교 자리가 되겠습니다. 관사로 옮겼다가 한국전쟁 시에 도괴되었던 것으로 1959년까지 그 위치에 무너진 채 남아 있었다는 검여 유희강 선생의 향토 인천의 안내 기록 으로 보아서 그 이후에 없어진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박물관에서 전시중인 3층석탑은 고노의 불법 반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3층석탑은 고노의 불법 반출과 관련이 있다 하더라도 보령시의 이전 요청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보령시의 청원은 경향신문 기자를 지낸 이구열 씨의 한국문화재 수난사에 수록된 내용과 지역주민의 전언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자 이구열 씨 스스로도 고노 별장에 3층석탑이 보령에서 가져온 5층석탑으로 보기 어렵다고 기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까 말씀드린 검여 유희강 선생의 향토 인천의 안내에서도 인성여고에 있었다고 기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문화재의 반환에 대한 청원을 하면서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문서를 제시하지 않고 단지 이를 개인의 단행본 내용과 지역주민의 전언만을 근거로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시립박물관에 전시된 3층석탑은 인천시민들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인천 유일의 석탑입니다.
물론 석탑이 강화의 화점면에 보물 제10호로 강화5층석탑이 있습니다만 거기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보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하겠습니다. 거리가 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천시민들은 이 석탑에 대해 많은 애정을 느끼고 있고 우리 박물관에서도 석탑의 보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3층석탑이 보존상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를 이전하는 것은 시민들의 정서적 측면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사료가 됩니다.
3층석탑이 보령시의 요구에 따라 반환된다고 하더라도 이 석탑의 원위치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다면 반환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청원서에는 근거가 불충분한 보령시 남곡동 탑동마을에 5층석탑에 대한 내용만 있을 뿐 원위치에 대해서도 아무런 언급이 없습니다.
또한 보령시가 이구열이 인용한 조선총독부 고적조사과의 조서 내용을 근거로 석탑의 이전을 요구한다면 3층석탑은 보령시가 아닌 서울로 옮겨져야 할 것입니다.
당시 보령군수의 현지 진상보고와 인천의 이전지 확인을 토대로 결정한 조선총독부의 건의는 불법 매매를 취소시키고 석탑을 서울로 압수하는 것에 그치고 있으며 원위치로의 반환은 언급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반환 사례가 전례가 된다면 문화재의 빈번한 이동이 예상되고 이 경우 국립중앙박물관과 대부분의 공·사립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상당수의 유물이 원위치로 돌아가야 할 실정이며 이에 따른 혼란이 초래될 것입니다.
설사 불법 반출한 유물에만 제한을 둔다 하여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인수 경위도 불확실한 채 저희 시가 아닌 다른 곳에서 소장 중인 유물이 상당히 현존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광역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립박물관은 유물 반환에 대한 사례가 현재까지 없었던 것으로 조사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문화재는 제위치에 있을 때 최고의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시립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있는 3층석탑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위에서 밝힌 바와 같이 석탑의 최초 위치에 대한 정확한 고증도 없이 단지 보령시에서 출토된 것이라는 추정만으로 보령시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정확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않고 추측과 전언에 의존하는 보령시의 이전요구에는 무리가 있다 하겠습니다.
끝으로 3층석탑에 대한 270만 인천시민의 깊은 애정은 반환을 요청하는 보령시민들의 마음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3층석탑 이전 청원에 대한 저희 국의 검토 의견을 제시하며 270만 인천시민 모두의 관심과 애정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