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정해권 의장님 그리고 선배ㆍ동료 의원 여러분!
산업경제위원회 위원장 김유곤 의원입니다.
오늘 본 의원은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서 그리고 산업경제 현장을 책임지는 상임위원장으로서 참담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가 심의하고 있는 2026년도 인천광역시 본예산안이 과연 시민의 삶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써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뼈 아픈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입니다.
예산은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닙니다.
예산은 우리 시가 지향해야 할 철학이며 시민에게 보내는 약속의 메시지입니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 특히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며 확정된 수정안은 원칙의 실종과 공공성의 후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구체적인 사례 하나를 통해 이번 예산심사가 안고 있는 절차적 모순과 내용적 부당함을 지적하고 본예산안에 대한 전면적으로 재검토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자 합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사례는 바로 가좌축산물시장 공영주차장 조성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본 의원의 지역구 사업이 아닙니다.
(자료 화면을 보며)
본 의원의 정치적 이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인천의 경제와 시민의 안전을 걱정하는 의원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할 인천 전체의 민생 현안입니다.
가좌축산물시장은 1987년 민간 주도로 형성되어 40년 가까이 인천축산물 유통의 허브 역할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상인들과 인근 주민들의 끔찍한 고통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보십시오.
(자료 화면을 보며)
공공이 주도하여 만든 남촌농축산물도매시장은 2824면, 삼산농산물도매시장은 1299면의 주차장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가좌축산물시장은 고작 59면입니다.
그리고 보고자료에 의하면 시장 조성의 재정투자액을 비교하면 두 곳의 농산물도매시장은 3855억원이고 가좌축산물시장은 6000만원이며 연간 매출액을 비교하면 두 곳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은 7224억원이고 가좌축산물시장은 6500억원입니다.
이것이 과연 공정한 인천입니까?
민간이 스스로 성장시킨 시장이라는 이유로 40년간 공공의 지원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방치돼 온 것입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주차가 불편하다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서구청의 용역 결과 최소 450면의 주차공간이 추가로 필요하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설문조사에서는 주민과 상인의 99.5%가 주차장 확충을 호소했습니다.
평일 대낮에도 시장 주변은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뒤엉켜 소방차조차 진입하기 어려운 안전불감지대가 되었습니다.
만약 이곳에서 화재라도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합니까?
저희 산업경제위원회는 이러한 현장의 절박함과 데이터의 타당성을 꼼꼼히 검토하여 예산안을 반영했습니다.
그러나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이 절실한 예산을 전액 삭감했습니다.
저는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어떤 근거로 어떤 논의를 통해 전액 삭감이 결정된 것입니까?
수천 명 시민의 안전이 걸린 예산이 명확한 사유나 대안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상임위원회의 전문적인 심사결과가 예결위의 불투명한 조정 과정 속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린 것입니다.
항간에는 이번 삭감이 예산 부족 때문이 아니라 지역 간의 보이지 않는 안배나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습니다.
본 의원은 우리 의회가 그런 수준 낮은 결정을 내렸다고 믿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시급하고 타당성 높은 민생예산이 잘려 나간 자리에 과연 그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예산들이 채워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만약 예산이 시급성과 타당성이라는 객관적 기준이 아니라 목소리 큰 곳이나 정치적 고려에 의해 되었다면 이는 우리 의회 스스로가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이 발언과 관련하여 향후 안전사고 발생 시의회 예결위가 책임질 수 있는지 속기록에 명확히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동료 의원 여러분 가좌축산물시장 주차장 예산 삭감은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 아닙니다.
(자료 화면을 보며)
이는 현장의 데이터를 무시하고 전문성을 경시하며 시민의 경제적 이익과 안전보다 재정적 편의를 앞세운 이번 본예산안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입니다.
우리는 시민에게 답해야 합니다.
당신들의 경제적 이익 증대와 안전을 위한 예산은 삭감되었지만 의회의 결정이니 따르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99%의 시민이 원해도 예결위 몇 분의 판단이 다르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시겠습니까?
본 의원은 그럴 수 없습니다.
본 의원은 본 발언을 하기 전 인천광역시의회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의회의 최소한으로 권위를 지키고자 수차례의 숙고를 거쳤습니다.
그러나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의원의 직무유기라고 생각했습니다.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예산, 지역 경제의 실핏줄을 살리는 예산을 복원하지 않고서는 이 예산안에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가좌축산물시장 공영주차장 조성 예산을 포함한 필수 민생예산에 대한 전면적인 심사를 강력히 촉구하며 현재의 수정안에 대해 단호히 반대합니다.
의원 여러분의 현명하고 용기 있는 결단을 부탁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